Insight Report · 2026 · 견적 인텔리전스

평당 200만 원이라는 통설은 왜 위험한가

15건의 아파트 인테리어 견적서를 같은 기준 위에 정렬하면, 평당가는 합리적 기준점이 아니라 착시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난다. 격차의 본질은 시공사의 욕심이 아니라 설계 의도의 차이다.


인테리어 견적을 처음 받아 본 의뢰인은 대개 한 가지 숫자에 매달린다. 평당가. 평형으로 나눈 단순한 평균값이지만, "평당 200만 원이면 적당하다"는 말은 시장에서 거의 격언처럼 통용된다. 그러나 15건의 실제 견적서를 동일한 기준으로 정렬해 보면, 이 격언은 의사결정을 돕기보다 흐린다.

우리가 확보한 견적서의 평당가는 최저 175만 원에서 최고 402만 원까지 분포했다. 격차는 130%. 더 흥미로운 사실은 평형이 클수록 평당가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,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이다 (상관계수 +0.83).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시장처럼 보인다. 실제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.

견적사는 "비싸게" 부르는 것이 아니라, 애초에 다른 공사를 설계하고 있다.

격차의 세 가지 출처

같은 단지·같은 평형에서 32% 격차가 난 임광보성 26평 사례를 분해하면 답이 보인다. 두 견적서의 차이는 거의 전부 창호공사(+9,047,000원)기타공사(+8,749,000원)에서 발생했다. 비싼 쪽은 모든 방의 이중창을 교체하고 시스템에어컨 3대와 전체 방통공사를 포함했고, 저렴한 쪽은 일부 단창만 손보며 시스템에어컨을 아예 빼놓았다.

요컨대 격차는 마진이 아니라 ① 공사 범위 ② 자재 등급 ③ 인건비·마진 정책의 곱이다. 세 변수 중 하나만 달라져도 같은 평형에서 천만 원 단위의 차이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.

시공 비교 사진 — 전/후 또는 동일 단지 두 사례
같은 임광보성 26평이라도 시공 범위가 다르면 비교는 평균값이 아니라 항목 단위로 이루어져야 한다.

자재명은 곧 견적사의 지문이다

견적서에서 시공사명을 가려도, 자재 목록만으로 어느 시공사인지 식별할 수 있었다. 한 시공사는 단지가 바뀌어도 DID 디아망 벽지 · 구정 마블러스 마루 · 아메리칸 스탠다드 위생도기라는 조합을 반복했고, 다른 시공사는 KCC HW ONE V 창호 · 트랜드 수전 · 도무스 손잡이로 일관됐다. 자재 시그니처가 안정적이라는 것은, 견적서를 읽을 때 "이 가격이 어떤 등급을 의미하는가"를 역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.

인건비가 등급을 가른다

가장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M/D(작업일) 단가다. 도배 인건비는 25만 원에서 33만 원, 목공은 27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벌어졌다. 같은 공사라도 시공사 등급에 따라 48% 차이가 난다. 식대조차 8,000원에서 15,000원으로 견적사의 정체성을 드러냈다.

그래서, 견적서를 받으면

결의 권고는 단순하다. 평당가라는 한 숫자에 멈추지 말 것. 공사 범위를 먼저 확정하고, 자재의 브랜드·모델명을 확인하고, 인건비 단가와 합계 영역의 마진 구조(관리비율·이윤·산재고용 별도 여부)를 나란히 놓고 본 다음, 반드시 같은 단지의 다른 견적과 교차 비교할 것. 20~33%의 격차는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이다.

본 리포트는 공개 견적서 15건을 단가×수량 검산과 평형·부가세 보정을 거쳐 작성했다. 추정값은 사용하지 않으며, 원본과 불일치하는 항목은 분석에서 제외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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